수 신 : 언론사 담당기자

발 신 : 너머서 Beyond It!

발신일 : 2011년 2월 20일

문 의 : 너머서 사무국 02-821-8297

제 목 : 성차별로 인한 손해배상 상고심에서 여성 승소판결

성차별로 인한 손해배상 상고심에서 여성 승소판결

- 기금조성과 추가소송 여부 논의 중 -

성차별로 인한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해오던 여성들이 대법원 상고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너머서 성평등 특별위원회(김성희 이석행 공동위원장)는 지난 1월 27일 서울YMCA를 상대로 진행된 상고심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합의3부 재판부는 서울YMCA가 대법원에 제기한 상고를 기각하고 38명의 여성회원들에게 각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여성회원들이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보장받지 못했으며, 서울YMCA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참정권을 박탈해 온 것은 위법한 행위로써 원고들이 겪었을 심리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1만 여개의 YMCA뿐 아니라 국내 60여개의 YMCA 어느 곳에서도 여성참정권을 보장하고 있는 반면에, 서울YMCA는 국내외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총회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아왔다. 지난 2003년부터 여성회원들이 반발하여 총회원권을 요청하자 여성총회원권을 주지 않는 것은 관습법이라 헌장을 개정해야 하고, 여성회원들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참정권을 주장한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회피해왔다.

서울YMCA의 성차별에 대하여 국가인권위원회, 국회의 양성평등포럼, 여타 시민사회단체들의 개선권고가 잇따르고, YMCA내부적으로 한국YMCA전국연맹을 비롯한 다수의 YMCA들이 문제를 제기하였음에도 서울YMCA는 계속 시정을 거부해왔다.

이번 소송과정에서도 서울YMCA는 원고인 여성회원들이 서울YMCA회원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등 상식 이하의 대응을 보여 빈축을 샀고, 8년간의 성차별에 대해 아직까지 여성회원들에게 사과 한 번 하지 않고 있다. 서울YMCA는 2010년 총회에서 헌장부칙에 ‘헌법이 규정한 법앞의 평등의 원칙과 이념이 적용되도록 운영한다.’는 조항을 삽입하여 스스로 법을 위반해왔음을 고백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승소한 여성회원들은 배상금으로 기금을 조성하여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조직문화속의 성차별을 해소하고 성평등을 실현하는 사업에 사용할 것과 서울YMCA를 상대로 추가 손배소 추진 여부를 논의 중이다. 원고들은 오는 3월 4일 너머서 총회가 끝난 뒤 별도로 모임을 갖고 이를 결정할 예정이다.

성차별로 인한 손해배상 상고심 승소에 부쳐

1월 27일 서울대법원은 서울YMCA가 제기한 성차별로 인한 정신적 피해보상 및 위자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 여성회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우리는 성차별에 대한 피해보상을 결정한 이번 판결이 사태의 핵심을 파악하고 내린 결론이라고 평가하며 환영한다.

여성회원들이 총회장에서 공식적인 참정권 요구를 한 2003년 이후 서울YMCA는 지난 8년간 숱한 단체 내외부의 권고와 조언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여성도 총회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해왔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그 내부사정을 모르는 외부사람이나 기관들에게는 마치 성차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는 양 거짓된 모습으로 일관해 왔다. 여성회원들은 사용가능한 모든 평화적인 방법으로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이사회와 간부들은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조직을 파괴하는 회원’이라는 마녀사냥을 서슴지 않았고, 고함과 욕설까지 해대며 성차별 횡포를 지속하였다. 심지어 지난 2006년에는 세계적으로 공통으로 사용하는 성평등한 YMCA회칙에 성차별의 근거가 없다는 데 착안하여 회원규정을 ‘사람’에서 ‘남성’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기도 하였으며, 이를 보다 못한 여성실무자들이 단식기도를 통하여 호소하였을 때에도 그들은 차별당하는 자의 아픔과 고통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2010년 2월 총회에서 재단과 비법인사단을 분리하고, 총회를 대의원제로 바꾸면서 우습게도 ‘헌법이 규정한 법앞의 평등’을 인용하여 슬쩍 부칙에 끼워 넣었다. 이는 지금까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을 자신들이 보장하지 않았음을 고백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겉보기에 성차별이 해소된 것처럼 보이는 2010년의 헌장개정은 성평등 실현보다는 한국YMCA전국연맹에서 제명된 자신들의 숙제를 풀고 복귀하기 위한 눈속임에 불과하다.

이 단체는 지난 8년간 폭력적이고 치졸한 방식으로 성차별을 지속했던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어떠한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고 있어, 그들의 성평등 실현에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들이 도대체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알고는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다음으로 몇 명의 여성회원이 총회장에 들어간다 해도 그것은 여성참정권의 실현이라기보다 서울YMCA 집행부에 의해 선택된 극소수의 여성에게 혜택을 주는 것에 불과하다. 회원단체이자 에큐메니컬 운동단체에서 이런 성차별이 여전히 용인된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게다가 이런 자신들의 성차별 관행을 ‘남녀가 함께하는 기독교사회운동체로서의 전문성’이라고 선전하는 무지함에 이르러 우리는 할 말을 잃게 된다.

이번에 대법원이 결정한 손해배상금은 우리에게 경제적 이익도 소송의 목적도 아니었다. 우리는 소송이라는 방법을 통하여 성차별로 인한 고통과 피해를 배상금으로 확인하고자 하였을 뿐이다. 지나온 8년간 우리가 받아온 끔찍한 상처들은 억만금을 들인다 해도 치유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는 소송을 통하여 제명된 서울YMCA의 성차별이 부당한 것이며 그들이 가해자임을 알리고자 하였고, 이번 판결을 통해 이를 확인하기에 이른 것이다.

제명된 서울YMCA는 지금이라도 유치하기 그지없는 헌장부칙 따위를 삭제하고, 여성회원들에게 주어온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여성참정권을 전면 인정하여 남녀가 함께하는 총회를 개최하고 성차별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8년간 여성단체를 비롯한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활동가들이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었고, 오랫동안 함께 해온 자원 활동가들은 언제나 곁에서 자리를 지켜주었다. 자신의 문제인 양 행동에 나선 남성회원들은 든든한 우군이었으며, YMCA운동의 치부를 솔직히 인정하고 도움을 준 지역YMCA 실무자와 회원들은 YMCA에 아직 남아있는 희망이었다. 그리고 힘겹고 긴 여정이었지만 여기까지 함께 걸어온 여성회원들에게 말할 수 없이 크나큰 사랑과 존경을 바친다.

2011년 1월 27일

너머서 성차별너머 특별위원회(위원장 김성희, 이석행)

서울YMCA 성차별 철폐 운동 경과

- 1989. 서울YMCA 청년YMCA 여성위원회 참정권 요구

- 2002. 12. 서울YMCA 개혁과 재건을 위한 회원비상회의 ‘여성특위’ 구성

- 2003. 2. 서울YMCA 100차 총회 ‘ 여성과 남성이 함께 하는 서울YMCA 결의문채택’/ 서울YMCA 여성특별위원회 구성

- 2003. 10. 서울YMCA 이사회 여성특별위원회 해체

- 2004. 1. 국가위원회 성차별 진정서 제출

- 2004. 2. 서울지방법원 서울YMCA 101차 총회 의결권, 선거권 인정 가처분 신청 기각

- 2004. 2. 여성참정권 인정 촉구 1인 시위 시작

- 2004. 5. 국가인권위원회 서울YMCA 성차별 개선 권고

- 2004. 5. 한국YMCA 전국연맹 서울YMCA 여성참정권 즉각 인정 권고문 채택/ 한국YMCA 여성특별위원회 구성

- 2005. 2. 서울YMCA 총회원 절차이행 가처분 신청, 기각(이사회 재량권이다)

- 2005. 3. 3.8 여성의날 서울YMCA 이사들 성평등 걸림돌 수상

- 2005. 5. 서울YWCA 서울YMCA 여성참정권 인정 촉구 권고

- 2005. 5. 국회 양성평등포럼(국회의원83명) 서울YMCA 성차별 시정권고

- 2005. 5. ‘슬로브핫 딸들’ 인권영화 선정 전국 20곳 순회 상영(광주국제영화제, 인천여성영화제, 인디영화 페스티벌, 부산인권영화제 등)

- 2005. 9. 서울YMCA 여성회원 50명 서울YMCA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 2005. 12. ‘